"한국 드라마에 원한 있냐"…논란의 日 배우, 발끈한 까닭 [글로벌+]

입력 2022-03-05 10:15   수정 2022-03-05 13:47

일본의 연기파 배우 야마다 타카유키와 스다 마사키가 한국 로맨스 드라마와 배우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일본 내 한류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야마다는 급히 "방송사의 편집 탓"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야마다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후지 테레비 분들은 한국 드라마에 원한이라도 있느냐"라며 '악마의 편집'임을 주장했다. 일본의 배우가 방송사를 저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유일하게 본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얼마나 엔터테인먼트로서 뛰어난지 말씀드렸더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을 상처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왜 (내가) 한국 드라마 전체를 깔본 게 되어 있는 건가. 단순히 편집이 너무 서툴러서인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후지TV의 '마츠모 투 나카이 매칭 나이트'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야마다 타카유키는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일본의 스태프, 배우도 한국과 비교해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촬영이나 편집이나 그런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마다는 넷플릭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에 출연해 전 세계 190여 국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 경험이 있다. 그는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를 통해) 세계에 어떤 반응이 올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스다 마사키는 "여자애들은 한국의 러브스토리는 모두 좋아하면서 왜 일본의 러브스토리는 안 보는 걸까"라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제대로 연애물을 하는 게 '기특하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30대 중반이나 된 배우들이 전력을 다해 연애물을 하는 게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별개로 두겠다. 교태를 부리는 건 아니겠지만 '이런 거 보고 싶지?'하는 느낌으로 제대로 나르시시스트가 되어서 (연기)해야 되지 않나"라며 "그런 연기를 하는 체력이 따로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식으로 팬을 만드는 방법도 있는 걸까나 하고 생각했다. '아시아 스타'들을 보면"이라고 말했다.

야마다는 "일부러 완벽하지 않도록 하는 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더 퍼지기도 쉽다"고 했고, "일부러 계산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전 그렇게 생각했다. '이거 딱 봐도 이렇게 될 거 같은데, 이렇게 되잖아(먹히잖아)' 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30대 중반에 로맨스 연기라니…" 폄훼 발언에 한일 네티즌 비난
두 배우의 발언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국내 네티즌들은 "30대의 배우들은 왜 러브스토리 연기를 하면 안 되는 거지. 정말 이해 안되는 마인드", "스태프와 배우는 수준이 낮지 않다는 야마다의 발언은 배우 책임은 없다는 거 아니냐. 교묘하게 책임 전가 한 듯"이라며 분노했다.

또 "한국 콘텐츠에 열폭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한국에선 누구도 일본 드라마 이야기하지 않는다. 한 나라의 대표 배우라는 사람들의 수준이 안타깝다", "한국 배우는 30대 중반이라도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반면 일본 배우는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느끼고 시기심과 열등감으로 비하하려는 태도" 등의 의견을 보이며 비난했다.

유튜버 호카손은 스다 마사키의 발언 중 "기특하구나(에라이나, えらいな)"는 일반적으로 손윗사람에게 쓰지 않는 표현으로 29세인 스다가 30대 배우들을 지목하며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한류 스타들을 '아시아 스타'라고 구분한 것에 대해 "전형적인 '비일본인' 배제 사상 및 일본은 아시아와 다르다는 점을 내포한 의미"라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도 이를 기사화 하는 등 일본에서도 두 사람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일본 네티즌들은 두 배우의 의견에 동조하기보다 일본 콘텐츠와 업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 일본 트위터리안은 "야마다의 발언 중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일본이 왜 밀리고 있는 걸까', '나는 그게 너무 싫다'고 하는 말은 인종차별적 발언에 불과하다. 미국 드라마에 이같은 감정을 갖지 않는다. 한국을 아래로 보고 차별하기 때문에 나오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일본 네티즌 'apf*****'은 "한국 드라마는 회차도 많아 일본에 비하면 캐릭터의 인생, 성격 등 섬세한 곳까지 그려져 있어 재미가 있다. 일본 작품의 제작비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인기인이 캐스팅되는 게 아니라 연기력으로 캐스팅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도 훌륭한 배우, 각본가가 많으니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네티즌 'pur*****'는 "한국의 모든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인지, 아니면 질 좋은 드라마만 일본에 전달되는 것일지 비교 기준에 대해 신경이 쓰이긴 한다"며 "일본의 드라마는 지루하고 봐지지 않는 드라마도 있고, 다음번이 기대되는 화제의 드라마도 있다. 사무실(소속사)의 힘에 따라 좌우된 작품들은 도태되어 가는 과도기인 것 같다. 실력파들이 나오지 않으면 현재 세계의 시청자들을 납득 시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ote*****'는 "일본 작품이 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주연급에 연기력이나 실력이 부족한 아이돌, 사무소나 스폰서의 푸시를 받은 이들이 배역을 맡는 이유가 큰 것 같다. 일본의 '카이지'('오징어 게임' 표절 의혹이 있었던 작품)는 국내에서만 통용되고 한국의 '오징어 게임'은 세계에서 호평받는 건 그 차이 아닐까"라고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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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정도가 아니면 톱 10에도 못 들어가고 나머지는 한류 드라마야."

-일본 네티즌 eri****


이처럼 일본 넷플릭스는 현재 한국 드라마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1위는 최근 공개된 김혜수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이 차지했다. 이어 박민영, 송강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 JTBC '기상청사람들 : 사내 연애 잔혹사'가 2위에 올랐다.

일본 작품으로는 현지 인기 여배우 시노하라 료코 주연의 '금붕어 아내'가 3위에, 만화 원작인 '강철의 연금술사'가 9위에 올라 체면을 겨우 세웠다.

톱 10에는 이 두 작품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 드라마다. 5위 tvN '사랑의 불시착'이 장기 흥행 중이며, 6위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7위 JTBC '서른 아홉', 8위 JTBC '이태원 클라쓰', 10위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였다.

일본의 평론가인 히라마츠 미치코는 주간지 현대비즈니스의 칼럼을 통해 "K팝, 한국 드라마뿐만 아니라 한국 예능 방송까지 넷플릭스 톱 10에 진입하고 있어서 솔직히 매우 놀랐다. 한국의 영상 콘텐츠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출연자의 개성, 아름다운 영상을 잘 담고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일상과 비일상이 잘 섞여 있거나 이런 것을 해보고 싶다는 동경과 이상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프로그램이 많다. 거기에 지명도가 높은 배우나 아이돌이 캐스팅되면 '한국 드라마나 K팝은 좋아하지만, 예능까지는…'이라고 생각했던 시청자층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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